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읽었는데, 오랜만에 참 재미있게 읽었다.
최근에 읽었던 <고양이>, <잠>은 그닥이었고,
<카산드라의 거울>은 지이이이이이인짜 재미없었고-
여태까지 제일 재밌게 읽었고 3번 다시 정독했던 건 <파피용>
▼ 책 소개는 여기.
개미를 연구한 곤충학자 에드몽 웰즈의 먼 손자뻘인
프랑스인 작가 가브리엘 웰즈는 자신의 집에서 자다가 죽은 상태로 이야기가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떠돌이 영혼 상태로,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그리고 받아들이지 못한다.
경찰은 자세한 조사 없이 자연사로 마무리하는데, 가브리엘 웰즈는 자신은 다른 사람에 의해 살해당했다며(타살)
그 것을 밝히기 위해 영매 '뤼시 필리피니'와 역시 떠돌이 영혼인 자신의 할아버지 '이냐스 웰즈'의 도움을 받아
수사를 진행한다.
책에 지속적으로 문단계의 주류라고 일컬어지는 파와, 가브리엘 웰즈가 속하는 색다른 글을 쓰는 파가 대립하는 것으로 나온다. 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문단에서 어떻게 평가받는지를 알지 못하지만, 이렇게 대립하며 가브리엘 웰즈가 주류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이 많이 등장하길래, 혹시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가브리엘 웰즈에 자신을 대입하여 본인이 문단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중간중간에 기억해두고 싶은 책 구절과 내용이 있어서 아래에 정리한다.
제1막 놀라운 발견
그는 몇 초 만에 죽음의 일곱 단계를 겪는다.
충격 - 부정 - 분노 - 타협 - 슬픔 - 체념 - 수용
"그러니까 이게, 끝......이라는 거예요?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다는 거네......"
"<달라진> 거예요."
영매 : 뤼시 필리피니
목소리에 아직 공명이 남아 있음 → 아직 완전히 사망한 상태가 아닐지도 모름.
◎ 독살의 증거
침대에 엎드려 눈을 휘둥그렇게 뜬 채 혀를 빼물고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고 있음.
주변인들과 경찰은 가브리엘은 관상 동맥 경화 때문에 자다가 심근 경색이 와서 자연사했다.고 정리
그러나,
- 가브리엘 영혼은 자신의 시체에서 손바닥에 생긴 작고 붉은 반점들을 발견 : 점상 출혈 → 음독의 증상
- 등에 퍼져 있는 붉은 반점
사체의 혈액을 뽑아 가브리엘 친구인 크로스 박사에게 혈액검사 의뢰.
- 안티마이신A + 아트락틸레이트 + 올리고마이신 → 독극물
- 복합 물질 사용, 이 독약으로 죽인 사람이 화학에 조예가 깊다는 뜻
* 누구나 죽으면 흙으로 돌아가 결국은 벌레의 밥이 됨. 요즘은 밀폐된 관에 들어가서 그렇지 않은 모양.
더군다나 현대인이 섭취하는 음식에 든 방부제와 항생제, 미세한 금속 입자들 때문에 시신이 썩지도 않는다.
◎ 떠돌이 영혼의 특징 중-
13. 산 자들 중에서 마약 중독자나 알코올 중독자, 정신 분열증 환자처럼 오라aura가 완전히 밀폐되지 않고 틈이 있는 사람들 눈에 보인다. 이들에게는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아직 시간이 있다고 늘 생각하며서 잘못 살아왔다. 죽음이 닥치고 나니 알겠다. 중요한 일들을 미루기만 하면서 살았다."
하위 아스트랄계
중위 아스트랄계
상위 아르트랄계
환생할 준비가 된 떠돌이 영혼이 들어갈 수 있는 태아를 상부에서 영매에게 알려줌
◎ '이냐스 웰즈'의 말
"할아비는 젊은 나이에 자다가 죽은 네가 얼마나 부러운지 몰라. 이건 진심이야. 너는 노화라는 점진적인 피폐의 과정을 겪지도, 사랑이라는 미명 하에 네 일상을 형벌로 만들어 버리는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됐잖니."
▲ 헤디 라머, 1930년대 배우.
영매 '뤼시 필리피니'가 헤디 라머를 닮아서 매우 매력적으로 생겼다고 나온다. 그래서 가브리엘도 끌리고, 쌍둥이 형인 토마도 끌리고.
이 소설의 제3막 막지막에 헤디 라머가 잠깐 등장한다.
헤디 라머는 배우이자 또 과학자였다고 하는데, 현대 '와이파이'의 개념의 개발자라고 한다.
제2막 일대 변화
◎ 토마에게 뤼시가 영혼의 개념에 대해 설명하며.
- 하얀 설탕 한 조각 → 마시던 차에 설탕을 집어넣고 따뜻한 물에서 용해
"설탕이 사라졌나요?"
"대답은 아니다, 예요. 설탕은 형태만 바뀌었을 뿐이죠. 딱딱한 흰색 정육면체 상태였던 것이 용해돼 투명한 액체 상태로 변한 거예요. 하지만 우리에게 그걸 지각하게 해주는 감각이 있어요. 바로 미각이죠. 이와 같은 원리예요."
→ 영혼이 눈으로 지각 가능한 상태에서, 다른 형태의 감각을 발전시킨 사람들만 지각 가능한 비물질 형태로 바뀌는 것.
◎ 셜록 홈즈의 작가, 코넌 도일
첫 장편 <주홍색 연구> : 탐정 셜록 홈스 등장
1893년 <마지막 사건> : 셜록 홈스라는 인물에 싫증을 느껴 모리아티 교수와 함께 셜록 홈스를 라이헨바흐 폭포로 떨어지게 → 죽임.
But, 대중의 원성. 심지어 영국 여왕까지 나서 그를 다시 살려달라고 요청
1901년 <바스커빌가의 개>에서 셜록 홈스를 다시 등장시킴.
소설 속에서
코넌 도일의 떠돌이 영혼이 말하길
"우리한테는 정년도 은퇴식도 없네. 점진적인 대중의 무관심이 우리 커리어의 끝을 알려주는 경종일 뿐이지. 그런 아픔을 겪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기게."
"무아지가 좋아하는 문학은 근본적으로 화장술이나 다름없어요. 주름이나 여드름을 덮기 위해 하는 화장이라는 말이죠. 우리는 보통 내용이 지닌 약점을 가리고 싶을 때 형식을 부각시키죠."
◎ 가브리엘
그에게 커리어는 정상이 눈에 보이지 않는 산을 끝없이 오르는 등산 같은 것이었을 뿐, 하산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
살해당해 쇠락의 시련을 피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죽음이 그에게 명예로운 출구를 만들어 줬는지도 모른다.
... 그렇다고 물론 심정지에 의한 사망이라는 부고의 오류를 바로잡아야 하는 과제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다. 누가 그를 살해했는지는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
◎ 에디슨이 혼령의 존재를 믿었다는 것
에디슨은 1931년에 사망했고, 1948년 그의 회고록이 출간되었다. 하지만 지나치게 오컬트에 경도돼 저자를 희화할 위험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후에 나온 판본에서는 마지막 챕너가 빠지게 되었다.
1949년에 출간된 최초의 프랑스어판 번역에서야 .... 마지막 챕터
에디슨은 이 챕터에서 자신은 심령의 존재를 믿기 때문에 영매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과학적 도구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에디슨이 죽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기계(네크로폰)의 시제품을 실제로 만들었다는 증거는 오늘날까지 발견되지 않았지만, 그가 남긴 스케치 한 장과 과망가니즈산칼륨 화학식은 그런 상상을 가능하게 한다.
선택은 포기의 다른 이름이다.
◎ 책 비평 프로그램에서 비평가 '무아지'와 대척하는 '가브리엘'
질문하는 것은 사회자.
대답하는 것은 '가브리엘'
그렇지... 정말 중요한 말이다. ★★
"그들은 자신들만의 가치를 가지고 평행 세계에서 살고 있어요. 그런 그들을 물론 존중하지만, 그들의 가치가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 나와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지.
→ 최근에 본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에서 유튜브 알고리즘 등이 사람들의 분극화를 더 촉진시킨다고.. A, B로 양분화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할 때, A 가치관을 사람들에게는 계속 A의 입장을 지지하고 B를 비난하는 영상만 보여주고, B의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에게는 그 반대로 하여서, 최근 점점 그 분극화가 더 심해진다고... 한 내용이 생각났다.
"나는 작가들의 목표는 전체 독자 수를 최대한 늘리는 것, 이것 한 가지가 되어야 한다고 믿어요."
"같은 작가로서 우리는 서로에게 독자를 빼앗아 오는 경쟁자가 아니라는 뜻이에요."
"책 읽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똑똑한 사람도 많아지겠죠."
◎ 중위 아스트랄계의 '드라콘'이 뤼시에게 손을 떼라고 말하며
"실수 없이 앎에 도달하는 건 불가능해요. 경험은 오랜 시간에 걸쳐 퇴적물처럼 쌓이는 거죠. 우리는 누구나 경험을 해봐야 해요."
좋은 표현이다. 메모메모!
제 3막 드러난 비밀
"우린 결국...." "......저승과의 연결이 끊어진 거죠."
".......평범한 사람들처럼"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비롯하여 히가시노 게이고, 그 외 최근의 작가들, 영화의 기본 바탕은
지구에 인간이 너무 넘쳐서, 인간의 개체수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 깔려 있는 것 같다.
그다지 새롭지 않다. 용두사미.... 마지막이 그렇게 드라마틱하지 않았다.
/
그 외 내 생각.
<죽음> 소설도 다른 베르나르 베르베르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챕터 중간중간에 '에드몽 웰즈'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의 내용을 인용하는 것이 등장한다.
책 2권 쯤에 '긴쓰기'라고 깨진 도자기를 옻, 금칠로 이어붙이는 내용이 나오길래, 마침 내 친구가 작년부터 '긴쓰기'를 취미 활동으로 하고 있어서 "이야~ 너가 하는 거 나왔어"라고 사진 찍어서 보냈는데, 내용을 읽더니 철저하게 프랑스인 유럽인의 시각이라 비판한다.
그리고 중간에 역시 에드몽 웰즈의 사전에서 인용했다는 형식으로 폭군들의 케이스가 나오길래, 하나의 이야기를 역사 전공자에게 '정말이냐'고 물어봤더니, 그랬다는 썰이 있다는 것이지 사실로 확인된 것이 아니다. 근거가 하나도 없다.라며 전공자가 아닌 사람이 그 내용에 대해서 어설프게 쓰려 하니 잘못 쓴다며 비판한다.
그래서,
토마스 에디슨, 코넌 도일 등 중간중간 재미있고 흥미를 끄는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이게 사실이라고 받아들이지는 말자.
그리고 굉장히 프랑스인적인 시각이라는 걸 잊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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